전자책 전용 리더기랑 스마트폰으로 전자책 5권 가량 읽은 감상 떠든다

호흡이 긴 책들이었다. 한 번씩 죽 읽은 다음에 에버노트에 챕터랑 소제목 별로 나눠서 요약/발췌했는데

종이책으로 이 단계까지하면

내가 유난히 책을 지저분하게 보는 습관이 붙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겠지만,,

책의 얼굴에 이리저리 긋고 배를 가르고 귀를 접어서 책의 몸통이 두툼해지고 옆구리도 거뭇거뭇해지는데..

이런 나에 의한 책의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나와 책, 나와 저자 간에 형성된 관계와 애착을 바로 확인하고 거기서 큰 안정감과 따뜻함 포근함을 느낀다.

전자책으로 보니까 다른 점이

책 내용 자체가 좋았으니까 안정감도 있고 따뜻함도 있고 포근함도 있기는 한데

이전보다 그리움이 엄청나게 커졌다.

종이책을 볼 때도 내 일상에 직접 닿아 있는 얘기가 아니니까, 국내 실정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얘기니까, 아주 오래된 얘기니까, 저자가 선진국 백인 남성이니까 등등의 이유로 어떤 그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책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책의 형태에서 비롯되는 그리움이 생겨 버린 것이다.

만지고 싶고 보고 싶다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거의 유사한!!!

그런 그리움이 책에게..ㅠㅠ

돈만 있다면 종이책이랑 전자책 두 가지 버전으로 모두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생긴다..

태어날 때부터 전자책이나 전자문서, 디지털 컨텐츠 소비,

그러니까 '소유 없는 소비'에 익숙할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어떨까. 이런 감성과 욕구가 어떤 식으로 변화될까 어떤 감성과 욕구로 대체될까..



물리 키보드와 마우스 클릭의 감각을 재현한다는 점이 우습기는 한데 .. 무게감을 재현하니 종이의 감각을 재현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일까. 


덧글

  • 2014/12/19 13: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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